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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MAKER_

꿈을 이야기하라

[서른세번째 이야기] 강성호

BAEBAB 2015.10.17 20:37 조회 수 :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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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을 시작하게 된 계기?

- 원래는 고등학교 때 밴드부도 하고 음악하는 걸 좋아했었고, 랩도 그냥 장난삼아서 몇 번 했었는데, 군대에서 소모임 같은 걸로 좀 제대로 랩을 접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 소모임을 하면서 (군대를) 나가서도 한 번 해봐야겠다 결심하고 이렇게 믹스테잎을 내게 되었습니다.


랩네임 wylli J의 뜻?

-앞의 윌리는 제가 만화캐릭터 윌리를 닮아서 거기에서 스펠링을 바꾼거에요 그리고 J는 어머니의 성이 장 씨여서 본명에는 아빠 성을 따른 만큼 랩네임에는 엄마 성을 따르자 생각해서 J를 넣었습니다.


작사의 주제는?

- 주제는 주로 제 개인적인 생각이나 일들로 써요. 믹스테잎 제목도 ‘지루한 일상에 극적 요소를 주고자 만든 믹스테잎’이잖아요. 말 그대로 일상에서 모티브를 얻는 거에요. 일상을 멋있게 말하면 그게 더 이상 일상이 아닌 소설이 된다는 어느 소설가의 말이 와닿았어요. 일상에서 당연한 요소를 그냥 제가 말하면 멋진 랩이 되는거죠! 예를 들어 만약에 숭실대학생들이 맨날 보는 돈까스집이 있는데 제가 거기 어떤 돈까스가 맛있다! 이걸 노래에서 하면 그 자체로 약간 그 돈까스가 특별해지고 사람들도 제 노래를 듣고 돈까스를 먹으면 좀 느끼는 게 달라지고 이런거요.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와요. 


노래들 중에 군바리flow나 스냅백 등등 군대와 관련된 사연들이 많은데 군대란?

- 랩에서 군대를 얘기하는 것 보다 그냥 제 삶에서 군대를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 일단 전 랩에서 일상을 얘기해야한다고 했잖아요. 그만큼 주변 환경 같은 게 곡에 중요하게 들어갈텐데 저 곡들의 가사를 쓸 때는 군대에 있어서 군대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인거에요. 믹스테잎 9곡중에서 8곡이 군대에서 쓴거에요. 군대는 제 삶에서 뭐랄까 고민할 시간도 많이 주고, 말 그대로 평범과는 떨어져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내가 원래 살아가던 삶을 제대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제 삶을 떨어져서 관조할 수 있던 시기.


군대라는 갇힌 생활속에서 아이디어를 얻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 맞아요. 군대 엄청 단조롭고, 재미없고, 지루하고, 갇혀있는 기분이 들고. 하지만 이건 제 교수님이 말씀해 주신건데, 진짜 자유로운 환경에서는 창의성이 발휘되기 힘들대요. 완전 자유로운 환경에서는 생각이 잘 안 떠오르는데, 약간의 제약을 두면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하시더라구요. 예를 들면 그냥 A4용지 한 장을 주고 너 하고 싶은 얘기 써봐 하면 쉽지 않잖아요? 근데 주제를 던져주거나 하는 식으로 범위를 좁히면 좀 더 수월해지는 그런 것처럼요. 군대도 단조롭긴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다른 쪽으로 창의적인 게 생겨나는 것 같아요.


피쳐링해준 인연들에 대하여

- 피쳐링을 해준 사람들은 대부분 친분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총 네 명인데, 그 중에 킬로웨이랑 김기범, 민fe는 모두 대학교 같은 과 동기들이에요. 정말 신기한게, 제가 불문과에 재학중인데, 남자 동기가 8명이거든요. 근데 8명 모두 다 음악을 좋아해요! 음악하려는 애들도 셋이나 되고, 그래서 운 좋게 전 좋은 사람들을 얻어 피쳐링도 하게 된거죠. 또 ‘혼술’이라는 곡에 피쳐링했던 sainz hole이란 친구는 고등학교 밴드부에서 만난 친구에요. 지금은 이제 음악적인 동료가 되어 제 믹스테잎 전곡을 다 믹싱해준 친구입니다.


녹음은 보통 어떻게?

- 녹음은 전부 집에서 했어요. 군대에서 모았던 적금으로 제대하자마자 장비를 샀거든요.


비트는?

- 비트는 원래 있던 거에 랩만 제가 쓴거에요. 믹스테잎이란 게 원래 미국에서 랩퍼들이 홍보를 하고 싶은데, 비트를 사거나 하기가 힘드니까 원래 있던 비트에다가 카세트 테잎같은 걸로 녹음하고 이걸 뿌리는 게 믹스테잎의 시작이거든요. 그게 이제 매체의 발달로 저처럼 온라인으로 낼 수 있게 된건데, 그래서 사실 저작권 이야기가 나오면 할말이 없긴 하죠. birthday cake같은 경우는 긱스의 ‘답답해’란 비트 위에다 한건데, 원곡 중에서는 아마 제일 유명한 곡일 거에요.


스쳐 지나가는 영감을 잡는 방법?

- 그때 그때마다 다른데, 저는 주로 핸드폰으로 메모하는 편이에요.


일상 말고 다른 매체에서 영감을 얻는 때도 있는지

- 이번 믹스테잎에 있는 곡들은 딱히 다른 매체에서 얻은건 아닌데 다른 곡들 중에선 그런 게 있어요. 예를 들어 ‘두오모’라는 곡은 피렌체 두오모에서 널 기다린다, 내 마음이 그것과 같다 이런 내용인데, 이건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고 쓴 가사에요! 그리고 ‘저주’라는 곡은 믹스테잎에 넣으려다가 안 넣었는데, 강신주의 강연중에서 ‘꿈이 있는 사람은 그걸 꼭 해야만 하는 저주에 걸린거다.’이런 말에서 영감을 얻어 제 꿈에 대입해서 썼었어요.


슬럼프와 극복과정은?

- 슬럼프가 딱 이번 믹스테잎 8번 트랙 ‘let me go’를 쓸 때였어요. 그 때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맨날 방에서 누워있다가 엄마 오면 밥 먹고, 다시 누워있고..그러다가 계속 이렇게 살 수 는 없다 이런 생각? 그래서 그걸 가사로 쓴 게 let me go였죠. 근데 사실 아직 슬럼프라고 하기엔 음악을 한 지가 얼마 안 돼서, 슬럼프란 걸 느끼지 않게 최대한 즐겁게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학교생활은?

- 제가 저희과 부회장을 지난 학기까지 했는데, 공부하랴, 일하랴, 음악하랴 이번 학기는 사실 좀 많이 바빴어요. 그래서 이 믹스테잎도 생각보다 좀 늦게 나왔고, 근데 그러면서 또 즐거웠던 거 같아요. 학교생활도 오랜만에 하니까 좋고, 방학 쯤해서 믹스테잎 낸 것도 좋고. 주변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이죠.


랩이나 음악을 직업삼아 할건지?

- 일단은 제가 다음학기 때 휴학할 예정이에요. 음악을 1년 정도 제대로 해보고 이게 진짜 내가 원하던 길이다! 하면 제대로 하려구요. 아직은 약간 시험하는 시기죠.


언젠가 가사로 써야지 해놓고 못 쓴 주제는?

- 이건 좀 부끄러운건데, 제가 동기들이랑 복학하면서 이번에 여자친구를 제대로 만들자! 했거든요.(ㅋㅋ) 사실 그게 우리의 유일한 목표였는데, 막상 복학하고 학교 다녀보니까 그게 진짜 쉽지가 않은거에요. 애초에 좋아하는 사람도 없으니까 만들기도 어렵고, 그래서 그 때 기분을 가사로 쓰려고 했는데 계속 미루다가....여자친구가 생겨버리는 바람에...(ㅋㅋㅋ) 제목이랑 주제도 딱 정해놨거든요 ‘장작’이라는 제목으로 누군가 내 맘에 불을 지피면 활활 타오를 준비가 되어있다!! 이런거죠


힙합 디스전?

- 사실 디스에 관해서는 깊게 생각 해본 적은 없는데, 일단 랩이라는 게 약간 그 경쟁하는 문화가 있고, 어느 정도 자신의 소신이 필요한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기 소신에 맞지 않는 걸 랩으로 싸우는 건데, 저는 사실 누군가 디스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누군가 한다면 그걸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근데 디스를 이용해서 내가 유명해지겠다 이런 건 조금 위험한 거 같아요. 그니까 디스는 하고싶으면 할 수 있는데, 멋있는 디스가 있고, 멋 없는 디스가 있는 거 같아요. 이슈를 이용해서 유명해지는 것도 사실 나쁜 건 아닌데, 자신이 실력이 없으면 안되는 거죠.


존경하는 뮤지션?

- 제일 존경하는 뮤지션은 딥플로우에요. 그 이유는 소신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번에 나온 3집을 봐도 트렌드를 따라가고 사랑노래를 하고 이런 게 아니라 진짜 자기 얘기를 쓰는? 양화라는 앨범은 정말 최고에요 꼭 들어보세요. 그게 홍대에서는 뮤지션이고 양화대교를 건너서 영등포에서는 이제 엄마 아빠의 아들 이런 양면성을 얘기하는 앨범이에요. 완전 멋있죠? 이런식으로 엄청 아티스트적인 면도 있고, 가사도 잘 쓰고, 랩도 잘 하고. 그래서 가장 존경합니다. 가사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은 버킷리스트란 노래에 있는 구절인데, “난 마지막 순간을 상상한 적 있지 정말 소중한 것들과의 작별을 뭐 다들 자기는 나중 일 일거라 믿지 우린 시간 앞에 한없이 작거든” 이 구절을 딱 듣는데, 약간 고개숙여지면서 숙연해지는 느낌. 정말 진심이 느껴지고 저렇게 음악을 해야해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힙합을 잘 모르는 입문노래로 좋은 노래는?

- 근데 사실 요새는 워낙 대중화가 되어서 입문이라고 하기가 좀 민망해질 만큼 많이 듣는 거 같아요. 그래도 꼽자면 대중적인 것이랑 좀 힘합적인 것 둘 다 가져갈 수 있는 랩퍼 노래가 좋을 거 같은데, 버벌진트나 에픽하이 노래가 좋을 거 같아요. 버벌진트의 ‘좋아보여’ 정도? 


혼자 만족하는 음악 vs. 대중적인 음악?

- 근데 아마 자기 혼자 만족하기 위해 음악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 같아요. 저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많이 들었으면 좋겠구요. 근데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선에서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흔히들 말하는 대중적이라는 게 자기 만족 보다 대중적인 것에 더 치중하는 거잖아요? 그건 싫어요. 제가 좋아야 하고, 그 중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줄만한 것. 


쇼미더머니?

- 이건 두 가지 측면에서 말해야할 것 같아요. 제가 랩을 하는 랩퍼로서 쇼미더머니는 진짜 좋은 무대죠. 거기서 열심히 하면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음악도 더 많이 들어줄 수 있으니까요. 근데 힙합을 좋아하는 팬으로 보면 쇼미더머니가 많이 별로에요. 왜냐하면 힙합이라는 장르를 너무 갖고 논다고 해야하나, 악마의 편집 같은 그런 것처럼 상업화하기 위한 장치들도 많고, 프로듀서랑 참가자랑 갭이 없어보이는데, 그걸 나누는 것도 이상하고, 좀 프로그램 자체는 태도가 맘에 안들죠. 


유명해졌을 때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가수나 래퍼?

- 랩퍼 중에서는 제일 좋아하던 딥플로우랑 작업하고 싶구요. 다른 장르에서는 아이유요! 뭐랄까 아이유가 얼굴도 예쁘지만 노래라든가 감성이라든가 하는 면도 훌륭하고요. 사랑 노래 같은건 너무 뻔하니까 외로움에 관한 노래를 하면 좋을 거 같아요. 사랑에 대한 외로움 말고 사람에 대한 외로움 같은거요.


long time no see 라는 노래 속의 girl은 실존인물?

- 사실 이 곡을 딱 한 사람을 두고 쓴 건 아니에요 이 곡의 시작이 군대에서 이제 곧 제대를 하면 이제까지 못봤던 애들이랑 다시 인사를 하고 그럴텐데,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어떤 감정일까 그런데서 시작한 거거든요..


birthday cake이란 노래는 누구를 위한 노래?

- 이건 사실 약간 비하인드 스토린데, 그 노래가 누가 봐도 헤어진 여자친구한테 하는 내용이잖아요? 근데 사실 그게 아니에요. 애초에 군대에서 여자친구랑 헤어지긴 했는데 그 친구는 제 생일을 챙겨 줄 수가 없었고, 이 내용은 사실 군대 선후임한테 하는 내용이거든요. 원래 저희들끼리 생일이면 밤에 불러서 축하파티를 해주는데, 제 생일날 아무도 안챙겨주는 거에요. 그래서 그게 너무 서럽더라구요. 진짜 엄청엄청 서러운 마음에 밤이 다 가는데, 마지막에 딱 애들이 저를 부르는 거에요. 알고보니 깜짝파티였던 거죠. 제 생애 최고의 파티였어요! 근데 그 깜짝파티 전의 서운한 마음을 잔뜩 담아서 쓴 게 birthday cake입니다!


믹스테잎 곡 순서에 이유는?

- 사실은 저 대부분 곡들이 믹스테잎을 만들어야겠다 해서 만든 게 아니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만들다보니 모인 거였거든요. 트랙들이 이렇게 한 뿌리가 있는게 아니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일단 long time no see는 말 그대로 오랜만이야 하면서 인사하는 내용이라서 첫 번째 곡으로 골랐고, 나머지 곡들은 분위기나 트랙 순서상 이쯤에서 이런 게 나와야 될 것 같다 하면서 짠거구요. 원래는 let me go를 마지막 트랙에 넣고 싶었는데, ‘잘가’로 끝내는게 더 좋은 것 같아서 8번에 넣게 되었습니다. 인사성이 밝은 믹스테잎이죠(ㅋㅋ) 


강성호에게 랩이란?

- 랩이란 건 지금 제 생각이나 모습 상황, 제가 그리는 무언가에 대해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인 거 같아요. 화가는 그게 그림이고 소설가는 그게 소설이듯이 저는 랩으로 제가 보고 느끼는 걸 옮기는거죠. 


믹스테잎 중 하나만 추천해주자면

- 다 좋아하는데, 굳이 하나를 꼽자면 전 8번 트랙인 let me go를 뽑고 싶습니다. 이유는 일단 그게 사운드클라우드 재생수가 제일 낮고(ㅋㅋ) 이건 농담이구요, 이게 아까 말했던 유일하게 제대하고 낸 노래인데 가사가 참 좋아요. 딱 제대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럴 때 다시 힘내보자! 이런 의지를 담으려고 했거든요. 이게 곡 자체도 비트랑 랩이랑 잘 어울리고, 가사도 제 나름대로 솔직하게 썼는데,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기에도 좋아요. 자취생 친구들이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엄마 보고싶다면서(ㅋㅋ) 하여튼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 자취생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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